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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농촌 생활에 있어 닭 사육은 이제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조류 인플루엔자 파동이면 나라 전체가 생매장의 홍역을 앓는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지만 닭을 키워 파는 것도 아니고 이동시키지도 않는 자가 소비 수준의 닭 사육은 농가에 있어서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이 먹다 남은 것은 개를 통해 처리하거나 퇴비화시키고 음식을 만들기 이전의 야채 찌꺼기나 보리차 잔유물등은 닭의 먹이로 훌륭하게 활용될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밭에 잡초를 뽑거나 가을에 메뚜기나 방아깨비를 잡는 일이 잡초를 없애 버리거나 해충을 없앤다는 짜증 섞인 생각이 아니라 닭의 먹이를 제공하기 위한 활동이라는 목적을 가진 생산적 활동으로 만들어 줍니다. 벼, 밀, 보리, 콩 탈곡 과정에서 자투리 처리에 시간과 정력을 소모하지 않고 닭장 바닥에 깔아주면 닭이 헤집는 과정에서 먹이를 찾아 먹도록 할 수 있습니다. 벼를 정미기로 찧다 보면 미강과 왕겨라는 부산물이 나오는데 많은 경우 그냥 퇴비화 시키거나 태워버리지만 이 또한 닭들이 좋아하는 먹이중에 하나입니다. 모내기와 마늘, 양파 수확을 끝내고 들깨 이식도 끝나서 농삿일이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길 때가 되면 닭장 바닥에 쌓인 최고급 비료를 담아 놓으면 이후 농사에 활용할 비료로 충분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끔 닭을 바라 보고 있노라면 강아지 처럼 교감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닭들의 움직임에 시간 가는 줄로 모르고 빠져들고 맙니다. 무언가에 집중해야만 하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하는 마법이 있는 모양입니다.

닭을 키우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부수적 유익에도 불구하고 닭을 키우는 과정의 즐거움은 뭐니뭐니해도 달걀의 수확일 것입니다. 아침을 지나서 암탉이 고통스레 온갖 소리를 내면서 낳아 놓은 알을 가져오는 것이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매일 알을 낳는 닭들의 숙명을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인정해야 된다며 합리화 해봅니다. 딸을 키우는 부모의 심정은 밤이면 높은 곳에서 잠을 자고 수닭과 자연스레 교미하고 열심히 움직이면서 푸른 풀과 다양한 먹이를 섭취한 결과로 나오는 유정란을 딸에게 먹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닭들에게 참으로 고마운 마음입니다. 알을 낳는 곳에 짚을 깔아주면 닭들이 알이 놓일 곳을 정성 스럽게 다듬어서 깨끗한 상태의 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닭들이 낳은 유정란은 시중에서 파는 계란보다는 크기가 작지만 굽거나 쪄 놓으면 탱탱한 노른자가 참 맛이 좋습니다. 아주 드물게 다른 알보다 크기가 확연하게 큰 알이 나오는데 그것을 익혀보면 아래의 사진처럼 노른자가 두개인 쌍란입니다. 


이것을 낳느라고 암탉은 얼마나 힘들어 했을까 싶네요. 닭은 키울 수록 신기한 점, 고마운 점이 많습니다. 한가지 염려되는 점은 근친 교배의 문제인데 다음 병아리부터는 다른 곳에서 종자를 확보해서 이 문제를 해소해야 겠습니다.

지금 키우는 닭의 조상에 대하여 쓴 글이 있는데 보시고 싶으시면 땅도 살고 나도 살고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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