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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걷기 3일차에 이어 4일차인 오늘도 28Km의 걷기 대장정을 끝냈습니다. 라바꼬야는 2백명이 않되는 인구가 거주하는 작은 마을 입니다. 이제 푹 쉬는 것만 남았습니다.



저희가 묵을 숙소는 라바꼬야(Lavacolla) 순례길 도중에 있는 아 콘차(A Concha) 호스텔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배정 받은 방은 지금 보이는 건물 2층의 차양이 열린 곳이었습니다. 오전 7시 20분쯤에 아르주아를 출발하여 17시 40분쯤에 라바꼬야에 도착했으니 10시간 넘는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아 콘차는 바와 숙소를 같이 운영하는 곳으로 특이한 것은 일단 방키를 주고는 값 지불은 나중에 하겠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숙소에서 순례자 여권에 받은 도장입니다.



숙소 바로 앞에 라바꼬야 교회(Iglesia de Lavacolla)가 있어서 먼저 교회를 둘러보았습니다. 1840년에 지어진 고전주의 양식의 교회입니다.




성당 주위를 감싸고 있는 무덤들, 지역 교회와 무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듯 합니다. 이곳은 특이하게 바닥에도 무덤이 있네요.




1840년에 세워진 교회라는 설명이 새겨진 교회 정문과 교회 앞의 십자가.  



교회 앞에 있는 광장의 모습입니다. 작은 마을이지만 산티아고 시내와 연결되는 국도가 곁에 있어서 대도시 외곽의 작은 마을의 느낌입니다. 주인장 따님의 안내에 따라 돈 지불없이 일단 방에 들어가서 옆지기는 먼저 공용 욕실에서 샤워하도록 하고 미리 위치를 메모해둔 슈퍼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런데 아뿔사 대형 슈퍼 체인에서 운영하는 슈퍼마켓이 아닌 동네 가게였던 것입니다. 주인 아주머니는 나름 친절하게 하신다고 하셨지만 냉장고는 힘들게 돌아가고 있었고 품목은 제한적이었습니다. 가격도 그동안 시내 슈퍼에서 구입했던 것보다 가장 작은 양이었지만 가격은 가장 높았습니다. 가장 큰 가격 차이는 물에서 갈렸습니다. 기존 슈퍼들에서는 500밀리 물 6개세트가 1유로대 였는데 여기는 3유로이니 차이가 크게 났습니다. 대형 체인과 동네 가게를 같은 수준으로 비교할수는 없는 거죠. 어찌보면 동네 가게 가격 수준이 우리나라랑 비슷한 셈이었습니다. 



아무튼 다리를 절둑거리며 겨우 슈퍼를 다녀오면서 어눌한 스페인어로 지금 지불해도 되냐고 했더니 레스토랑 일로 바쁜 와중에도 결제를 진행해 주었습니다. 35유로로 침대방에서 편안한 쉼을 가질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일반 고객들이 식사하시는 공간과 순례자들이 식사하는 공간이 완전히 분리된 것은 아니지만 숙소쪽 출입구가 있는 공간에 순례자들을 위한 테이블들이 있었습니다. 순례길에 있는 레스토랑에서만 볼수 있는 안내문입니다. "신발을 벗지 말아 주세요!"하는 문구 입니다. 이곳까지 걸었을 순례자들의 신발은 그 냄새가 증거지요. 안내문에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11Km가 남아 있다는 표시가 들어간 액자.



이곳은 호스텔이기는 하지만 순례자가 부엌을 사용할 수는 없었습니다. 당연히 레스토랑을 같이 운영하고 있으니까요. 혹시나하고 부엌에서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냐고 물어 보니 부엌을 사용할 수는 없고 재료를 가져오면 끓여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친절한 아가씨가 얼마나 고마운지 발이 아픈것도 잊고 한걸음에 2층 방으로 가서 한국에서 가져 왔지만 아직도 끓여 먹지 못하고 남은 컵라면 면과 스프를 따로 따로 비닐봉투에 각각 담고 종이 한장에 끓이는 법을 간단히 적어서 식당으로 내려 갔습니다. 면과 스프를 담은 비닐 봉투와 설명서를 아가씨에게 전해 주었더니 엄지를 들어 보이면서 설명을 잘 적었다고 하더군요. 샤워를 마친 저희가 가벼운 차림으로 순례자들이 식사하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더니 접시까지 세팅해 주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테이블 위에 깔아준 받침 종이 입니다. 순례길이 있는 갈리시아의 안내 지도입니다.


옆 테이블에서는 다른 여성 순례자가 음식을 주문하고 있었지만 한국에서 온 한 커플은 돈도 내지 않고 라면을 서비스 받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스페인 아가씨가 끓여준 라면이 나왔습니다. 얼마나 맛있었는지 지금도 그 순간을 생각 하면 군침이 돕니다. 이렇게 맛있는 라면을 어디서 보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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