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랑길 91코스 - 바나낚시터 입구에서 구봉약수터 갈림길
서해랑길 91코스는 자전거도로가 확보되어 있는 대부해안로 도로를 따라서 북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작 부분에 잠시 새방죽방조제와 상동 람사르습지 전망대를 거쳐서 간다. 자전거길을 따라 걷던 길은 돈지섬 산행을 시작하며 도로를 벗어나고, 70여 미터의 봉우리 두 개를 넘어가는 것으로 돈지섬 산행을 끝내면 바로 이어서 구봉도로 진입한다. 구봉도에 들어서면 낙조 전망대까지는 해안길을 걷고 전망대를 돌아서 나올 때는 산행을 하며 구봉약수터 갈림길에 이른다.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웃는 것인지, 이상을 쓰고 있는 것인지 애매한 표정으로 인사하고 있는 바닷가에 여정을 시작한다. 어제 저녁에는 예보에 없던 비가 갑자기 쏟아졌는데 오늘은 하늘이 쾌청하다. 물이 서서히 빠지기 시작한 바다 너머로 멀리 선재도가 보이는 풍경을 가진 곳이다.
방금 물이 빠지기 시작한 갯벌은 촉촉하다. 대부도와 선재도를 연결하는 선재대교를 보니 어제 넘어왔던 선재대교 옆의 큰 산(106m)을 넘었던 기억, 비를 맞으며 마을길을 걷다가 만난 타조의 기억도 새록새록하다.
길은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상동 갯벌 전망대를 들러서 간다. 상동 갯벌은 대남초등학교 앞의 고랫부리 갯벌 습지 보호 구역과 함께 대부도의 대표적인 갯벌이다. 상동 갯벌 전망대를 지나면 다시 대부해안로 도로로 나간다.
해안선을 따라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대부해안로 도로는 자전거길과 함께 넉넉한 보행로도 마련되어 있어서 걷기에 참 좋은 길이었다.
중간중간에 쉼터도 마련된 대부해안로 도로는 좌측으로 바다 너머 선재도와 영흥도를 보면서 걷는 길이다.
산을 가르며 지나가는 도로 때문에 생긴 생태 이동 통로를 지나 고개를 넘으면 영흥 화력 발전소에서 수도권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송전탑 너머로 대부도의 끝자락 구봉도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오늘 저곳을 지나가야 한다.
돈지섬 안길까지 대부해안로 도로와 함께 했던 길은 도로를 벗어나서 돈지섬 산행길로 나선다.
돈지섬 산행길은 캠핑장 사이의 마을길을 가로질러서 마을 안쪽까지 깊이 들어가야 한다.
어제저녁에 갑자기 내린 비 때문에 물웅덩이가 생긴 모양인데 다행히 푹푹 빠지는 길이 아니었다. 이런 길 중간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대부 해솔길 1코스와 함께하는 길이다.
깔끔하게 정비된 대부해솔길 쉼터 덕분에 상큼한 공기와 따사로운 햇살이 들어오는 숲 속에서 신선놀음하듯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지고 길을 있어갈 수 있었다.
숲 사이로 들어오는 감미로운 햇살을 받으며 걷는 숲길은 정말 최고였다.
표지판에 돈지섬 전망대라는 표식이 등장했다. 대부해솔길 쉼터는 전망대가 아닐 것 같은데 아무튼 나무숲 사이로 시야가 트이는 전망이 있는지 찾아본다.
쉼터의 나무숲 사이로 보이는 전망은 영흥도 쪽으로 넘어오는 송전탑이 대부분의 시야를 차지한다. 더 좋은 전망은 없을 것 같고 아직 돈지섬 정상부까지는 40여 미터를 더 올라가야 한다.
돈지섬 전망대는 아마도 정상부를 지칭하는 모양이지만 그리 전망 좋은 곳은 찾지 못하고 하산길에 들어선다. 정자가 하나 있기는 했다.
하산길에 접어든 길은 좀 더 쾌적하고 넓은 산책로를 따라서 길을 이어간다.
쾌적한 산책로를 따라서 내려가는 길은 구봉도 펜션단지로 이어진다.
구봉도 펜션단지를 빠져나온 길은 구봉타운길 도로를 따라서 북쪽으로 이동하여 구봉도를 향한다. 때마침 펜션들의 체크아웃 시간이라 펜션들은 손님들이 빠져나간 뒷자리를 정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구봉타운길 도로를 따라서 북쪽으로 이동하던 길은 도로를 벗어나 구봉도 해안길로 진입한다.
구봉도 낙조마을을 지나서 해안길을 따라 섬 끝으로 향하는 길에서는 선재도와 영흥도를 시야에 두며 걷는 길이다. 선재도와 영흥도를 연결하는 영흥대교도 시야에 들어온다. 주말을 맞이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었다. 수도권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새삼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유명 휴양지에 온 것인 양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흐름에 몸을 맡기며 산책로를 이어간다. 가족 단위로 이곳을 찾은 사람들도 많았지만 산악회처럼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온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시야 끝자락으로 할매할아배바위도 보인다.
일명 구봉이개미허리아치교를 넘고 작은 산을 지나서 섬 끝의 데크길로 만들어진 구봉도 낙조전망대까지 다녀와야 한다. 사람도 많은데 중간 생략하고 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묵직하신 옆지기가 이왕 온 것, 끝까지 가자고 하신다.
구봉이개미허리아치교에 올라서니 동쪽으로는 멀리 바다 건너 송도와 인천대교, 영종도가 아득히 시야에 들어온다. 전라남도에서 시작한 길이 어느덧 인천대교가 보이는 지점까지 올라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감회가 새롭다.
구봉도 서쪽에 위치한 변도라는 작은 섬도 보이고 하늘에는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손에 닿을 듯하다.
작은 산길을 지나서 구봉도 낙조전망대까지 가려면 다시 20여 미터 아래로 산을 내려가야 한다.
구봉도 낙조전망대에 도착하니 아이스크림 장수와 어디서 본듯한 조형물하나가 우리를 맞이한다. "석양을 가슴에 담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전망대에서는 남쪽으로는 영흥대교와 영흥도가 북쪽으로는 바로 앞의 변도와 그 뒤로 무의도가 시선에 들어온다. 전망대까지 오는 길에서는 계속 아이스크림을 판다는 광고가 있었는데 아이스크림을 먹을까 하던 옆지기는 끝내 유혹을 이기고 그냥 길을 간다. 힘들다고 울던 남자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가 전망대까지 가는 동기 부여는 아마도 아이스크림이었지 않을까 싶다.
원래의 길은 구봉이 개미허리 아치교까지 왔던 길을 그대로 돌아가는 것인데 같은 길을 가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고 때마침 물이 빠진 때라서 해변길을 통해서 가기로 했다. 사람이 많은 까닭도 있었다.
구봉이 산길은 아치교부터 시작이지만 전망대로 가던 길에 봐두었던 등산로를 따라 오르기로 했다. 만조가 되어 해안길로 갈 수 없을 때 낙조 전망대까지 갈 수 있는 우회로 이기도 하다.
해안길에서 20여 미터 오르면 오래지 않아서 구봉이 등산로를 바로 만날 수 있다. 등산로를 만나서 좌측으로 가면 우리가 다녀온 구봉도 낙조전망대로 가는 길이고 우측으로 가면 원래의 서해랑길을 따라서 구봉도 주차장에 닿을 수 있다.
원래의 서해랑길과 합류하여 동쪽으로 이동한다. 나무에는 세 종류의 리본이 사이좋게 걸려 있다. 서해랑길 리본, 경기둘레길 리본, 대부해솔길 리본이다.
사람들은 해안길로만 걷고 집으로 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숲 속 산책로에도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산책로는 구봉이 정상부로도 연결되어 있지만 서해랑길은 구봉약수터 쪽으로 내려가서 구봉이 능선길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