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랑길 81코스 - 석문간척지에서 유곡2교차로
10Km에 이르는 거대한 석문 방조제가 만든 광활한 간척지를 걸어온 서해랑길 81코스는 석문호로 이어지는 수로를 건너면서 당진시 석문면에서 송산면으로 넘어간다. 송산면의 간척지를 지르는 길은 간척지 끝자락의 골프장을 돌아가며 송산면 무수리에서 유곡리로 들어가고 마을의 작은 고개를 넘어서 대단위 아파트 단지들이 있는 시가지 입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석문 벼 재배 단지의 표식을 보면서 걸어가는 길, 어느덧 15단지를 지나고 있다. 바로 좌측에 있는 석문호라도 볼 수 있으면 시야가 그나마 트일 텐데 높은 둑으로 볼 수 없고 잔뜩 흐린 날씨에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하고 볼 것은 들판뿐이다. 뒤돌아 보니 간척지 논의 시발점은 아득하게 보이지도 않는다.
20단지가 넘어가니 석문면의 간척지 논길도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간다. 이 지역으로는 벼 후작으로 소먹이 풀을 키우는 모양이다. 파릇파릇한 풀이 늦가을의 황량함을 덜어준다.
고운 잔디처럼 크고 있는 겨울 작물 위로는 새들이 내려앉지 못하도록 중간중간에 기둥을 세우고 낚싯줄을 펼쳐 놓았다. 낚싯줄을 이용한 새 방지 방법이 나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간척지 끝자락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틀은 길은 석문대교 아래를 통과하여 길을 이어간다.
수로를 따라 내려오던 길은 삼화교 다리를 건너면서 석문면 삼화리에서 송산면 당산리로 넘어간다.
다리를 건너면서 바라본 북쪽 풍경은 석문호로 이어지는 수로 너머로 제철소가 보이는 그림이다.
삼화교 다리를 건넌 길은 좌회전하여 북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비록 지역은 석문면에서 송산면으로 넘어왔지만 이곳도 석문 방조제로 인해서 생긴 간척지이다. 벼 재배 단지 표식도 석문에서 송산으로만 바뀌었을 뿐 모양은 똑같다.
커다란 마시멜로가 뒹구는 간척지 들판을 가로지른다.
길이 제철소로 향하는 석문방조제로 도로를 가로질러서 간척지 끝자락에 도착하면 논에 물을 대는 수로를 만나서 좌회전하여 수로를 따라 북동쪽으로 방향을 튼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논은 이제 오로지 빗물에만 의지하는 천수답이 아니다. 이런 수리 시설을 통해 물을 대는 수리답이라고 한다. 수리 시설이 어려운 곳은 관정을 뚫고 펌프로 물을 끌어올리니 사람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양만큼 물을 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사람이 마치 조물주인양 온갖 수단을 동원해도 농사는 하늘이 짓는 게 맞다. 겸손한 농부가 오만한 철학자보다 위대한 법이다.
하늘을 수놓는 철새를 보는 것도 가을 걷기 여행의 묘미이다. 고개를 하늘로 젖히고 한참을 하늘을 응시한다. 아름답다.
수로를 따라 걷던 길은 백석 3교 다리를 건너서 송산면 당산리에서 무수리로 넘어간다. 무수리라는 마을 이름은 풍수지리에서 온 것인데 무수(無愁)는 근심이 없다, 걱정이 없다는 의미이다.
백석 3교 다리를 건너면서 석문호로 향하는 하천의 수면을 보니 지금 바람이 얼마나 강하게 불고 있는지 실감이 난다.
무수리로 들어온 길은 산 아래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서 북동 방면으로 이동한다.
길은 골프장 외곽을 돌아서 간다. 2009년에 준공한 퍼블릭 골프장이다 보니 20년을 바라보는 시간만큼이나 울타리 나무로 심은 소나무들도 나름의 크기를 가지고 있다. 어디를 가나 나무 심기의 가치는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골프장 북측 경계를 걸어온 길은 골프장 정문 방면으로 방향을 틀어서 걷는다.
골프장의 자연스러운 경계를 이루고 있는 수로를 건너서 길을 이어간다. 송산면 가곡리에 해당한다. 석문 방조제의 한쪽 끝이 위치한 마을이다. 수로를 건넌 다음에는 멀리 보이는 아파트 단지 쪽으로 우회전하여 남동 방향으로 진행한다.
수로 옆의 농로를 따라 걷는 길은 다시 송산면 가곡리 경계를 넘어서 81코스의 종점이 있는 유곡리로 진입한다.
논길을 가로질러 동쪽으로 이동하다 보면 아파트 단지가 점점 더 가까워진다. 논길 걷기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논길을 벗어나 마을길로 접어든 길은 벌띠들길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마을길을 걸어 마을을 넘어가는 고갯길로 향한다.
벌띠들길을 통해서 작은 고개를 넘어서면 드디어 아파트들과 시가지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마을 입구에 있는 유곡 2 교차로에서 81코스를 마무리한다.